일기 thoughts

일기쓰는 이유 좋은 점 기록의 즐거움과 전두엽 활성화

클뢰르 2022. 12. 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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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옛날부터 일기를 썼다. 그 기간은 어린 학생일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 지금까지를 말한다.

 

학생 때는 당연히 숙제처럼 써야해서 참 싫었던 일기.. 그러나 지금 읽어보면 보물이다. 창고에서 오랜만에 초등학생 때의 내 일기장을 찾아 읽어보니 얼마나 재밌는지.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는 어떻게 생각했고 느꼈는지 서툴지만 솔직하고 기발하기까지한 표현들로 빼곡히도 적혀있었다.

 

지금도 일기를 쓰지만, 그때처럼 매일 쓰는 건 아니다. 나의 하루하루를 전부 기록해야지 라는 마음 보다는, 그냥 내 생각이나 감정을 풀어내고 정리하는 용도로써 일기장을 쓰고있다.

 

 

일기장
일기장

 

일기를 쓰는 이유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으나, 글을 잘 써서 일기를 쓰는 건 아니다. 일기를 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 것 같다.

 

1. 전두엽 활성화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실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정말로 전두엽 활성화를 위해 일기를 쓴다. 요즘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짧게 설명하자면, 사람이 불안하거나 안 좋은 기억이 상기될 때면 우리 뇌의 편도체가 각성된다. 편도체가 과각성되면 불안이 커지고 불안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일 때 좋은 해결법이 바로 전두엽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전두엽은 착하다

 

전두엽이란 녀석은 간단하게 활성화 시킬 수 있고, 그것으로인해 나의 불안이나 화를 누그려뜨려주는 효과까지 확실히 주기 때문에 참 착하다.

 

전두엽은 '계획하고 실행하고 달성'할 때 활성화가 되는데, 그런 활동 중 대표적인 것은 운동이다. 하지만 난 게을러서 운동을 하지 않는다. 비슷한 활동으로는 펜을 들고 글을 쓰는 행위가 있는데, 나는 그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전두엽 활성화를 노린다.

 

 

손으로 쓰는 일기장을 먼저 책장에서 꺼내드는 것. 그것을 책상에 올린 다음, 어떤 색깔의 펜으로 글씨를 쓸지 펜을 고른다. 이 모든 과정은 계획과 실행에 가까운 활동이다.

 

그리고 내가 쓰고 싶은대로 써내려간다.

형식도 없고, 어떤 단어로 시작할지도 모른다. 그냥 내 마음대로다.

 

물론 이때 나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을 확률이 크다. 보통 내가 생각이 복잡하고 힘들 때 전두엽을 활성화시켜 나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일기를 쓰기 때문이다.

 

이 활동은 꽤 효과가 좋았다.

 

 

일기를 쓰는 이유가 퍽 의외인가? 하지만 한 번 해 보면 어느새 안 좋은 일이 나에게 생겼을 때 일기장을 빼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 기록의 즐거움

 

기록은 하는 행위 자체로도 꽤 즐겁다. 물론 그것이 취향에 맞는 나의 경우엔 그렇다. 특히 이런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손으로 직접 펜을 잡고 기록하는 것도 좋다.

 

 

나의 지나온 발걸음

기록하는 행위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겠지만,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나고 그 기록된 것들을 살펴볼 때가 찾아오면 그때의 즐거움은 또 이루말할 수 없이 좋다.

 

겨우 3년~5년 전쯤의 일이라도 치열하게 살다보면 까마득하게 잊고 지내는데, 일기를 읽으면서 그때 이런일이 있었고 난 그 일을 이렇게 생각했구나. 라는 걸 알게된다.

 

그때의 나를 지금 알게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바로 그 질문에 답이 있다.

그때의 나를 알고, 지금의 나를 보면 분명 비교를 하게 된다. 그 비교의 시간은 또 한 번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때와 지금의 내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어떤 반성이 따라올 수도 있고, 그때보다 발전했다면 나를 칭찬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인생을 살면서 나라는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몇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기록은, 일기는, 얼마나 이로운가.

 

 

3. 나와의 대화

 

1번과 2번의 이유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바로 이 3번이 아닐까 싶다. 일기를 쓰는 이유 중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바로 나와의 대화 시간이라는 것.

 

어느날 무척 화가 나서 일기장을 펼친 날이 있었다.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 싶었고, 일기의 초반부부터 비난의 단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가끔은 욕도 쓴다.

 

 

그런데 쓰다보면, 화가 더 증폭될 때도 있지만 신기하게도 점차 내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글을 쓰기 이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도 생각해보게 된다. 가령, 그 사람의 입장 같은 거 말이다.

 

약간이라도 그러한 다른 방향을 떠올려보는 것은 발전적이다. 글쓰기를 하며 겪는 감정의 파도, 또한 이렇게 나의 생각이 다르게도 뻗쳐나가는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폭풍과도 같았던 감정은 꽤나 누그러진다.

 

 

글의 끝에는, 어떠한 결론을 지으며 마무리를 하게 되는 게 보통이다. 물론 결론이라는 게 해결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 생각이 어떤지를, 나는 이 일에 대해 정확하게 어떤 감정인지를, 더 정확히 알고서 끝맺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의문으로 끝나기도 한다. 어찌됐든, 아무것도 안 하고 화만 내던 때보다는 한 걸음 나아간 내 모습을 본다. 전두엽의 활성화는 성공적이었구나.

 

이러한 일기쓰기의 시간을 나는 나와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와도 아닌, 나 자신과의 가장 솔직하고 허물없는 대화다. 생각보다 살면서 이러한 시간은 필요하고,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자유롭게 힘을 얻자

 

일기를 쓰면 좋은 점은 꽤나 명확하다. 정말 자유롭게 나를 컨트롤하고 기록으로 인한 즐거움도 얻는 이 과정을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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